모 내까짓게 무슨 고수라고 고수가 되는 방법을 논하겠냐마는...

아직 고수가 되진 못했어도 내가 느끼는 건 있다. 이렇게 해야 고수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대학생 때 기타를 연습했었다.
기타를 시작한 초반에는... 정말 기타가 너무 재미있었다.
손가락이 아파서 호호 불어가면서도 코드를 익히는 것도 재미있었고,
되도 않는 칼립소 리듬을 연습하면서 연가를 흥얼거리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때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쑥쑥 느는 것이 느껴졌었다.

그런데... 한 서너달 지나고 나니까 벽에 부딪히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맨날 똑같은 연습만 반복하면서... 실력도 별로 늘지 않고...
정말 연습이 지겨워졌다. 연습을 안하는 거르는 날도 생겼다.
그런데... 한 6개월 정도 지나는 시점에서... 뭔가 변화가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리듬이 손에 와 감기는 느낌이랄까... 기타를 칠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리듬감이 생기는 것이... 어느 시점에선가 실력이 확 뛰어오른 느낌이었다.
그러고 나선... 또 실력은 거기에서 정체되어 있었다.
난 기타를 그 시점에서 그만 두었지만, 나와 함께 시작했던 친구 하나는 연습을 계속했다.
그 친구 연습하는 걸 들어보면... 또 어느 순간엔가 실력이 확 올라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노래 하나를 마스터하는 등의 계기가 있을 수도 있고... 그런 것이 없이 그럴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실력은 Linear하게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력은 계단함수처럼 증가한다.
무엇이든 초짜 때는 실력이 쑥쑥 는다. 재미도 있다.
(재미있게 하기 때문에 실력이 느는게 아니라 실력이 늘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다.)
하지만, 곧 벽에 부딪히고, 실력은 한동안 정체된다.
그 벽을 넘어서는 것이 정말 힘들고 지루하고.. 때로는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벽을 넘어설때마다 실력이 쑥쑥 느는 것이다.

어느 분야든 최고라고 하는 사람들은...
부단한 노력과 열정으로 그 벽을 수없이 넘어선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

모든것엔 리듬이 있다. 경제에는 호황기와 불황기가 있고,
사람한테는 바이오리듬이란 것이 있고... 회사생활에도 슬럼프가 있다.

내 생각엔... 그 슬럼프를 넘어서는 것은 어떤 계기가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오듯이.. 슬럼프가 지나가면 다시 좋은 때가 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슬럼프를 슬기롭게 잘 넘기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하는 얘기 중에...

불황기 때 억지로 경기부양을 하지 마라.

는 것이 있다. 불황기 때는 불황기 때 해야 할 준비들을 해야 한다.
기초체력 다지기. 시스템 정비하기 모 이런 것들.
다음번에 다가올 호황기 때 도약하기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것이 불황기이다.
불황기 때 이런 일을 게을리 하고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이유때문에 경기부양을 시도하면
반드시 다음번 호황기 때 그 대가를 치루게 되어 있다.

슬럼프를 회피해선 안된다.
슬럼프 때는 슬럼프에 그냥 몸을 맡기면 된다.
내가 지금껏 돌아온 길도 돌아보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보고...
다른 취미를 만들어 본다던지... 등등
다시 한번 도약할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면 더욱 좋다.

페이스 좋을 때 멀리 치고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슬럼프를 슬기롬게 이겨나가는 사람이 결국 고수로 남는 것 같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일이년만에 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기 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Posted by kua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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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