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먹먹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가슴 한 구석이 꽉 막히고 답답한 이런 느낌은 그냥 슬픔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잘 안된다.
주말 내내 멍 하고 있었다. TV에 그분 목소리라도 나오면 콧날이 시큰해지고 눈물이 흘렀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내가, 전직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이런 상실감을 느끼게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이해를 못하겠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들을.
논리적으로 설명을 못하겠다. 어디가 잘못된 건지.
대통령은 늘 하듯이 정치를 했을 뿐이고
검찰은 늘 하듯이 부정을 수사했을 뿐이고
언론은 늘 하듯이 기사를 써댔을 뿐이다.
모두가 자기 할일을 했을 뿐이다.
나쁜놈들이란 건 알겠는데, 누가 뭘 어떻게 잘못한 건지 설명하질 못하겠다.
그 분은 재임중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박연차 회장 말대로 직접 요구하셨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뇌물이라고 법에 규정되어 있다면 그분은 어쩔 수 없이 뇌물을 받은 것이다.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왜 아닌지 설명하질 못하겠다.
그래서 화가 난다.
그분이 보낸 5년간이 그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깨끗함이었으리라.
그 위치에 섰을 때 누가 그분 이상으로 깨끗할 수 있을까.
솔직히 난 자신 없다.
청탁 들어올까봐 아예 아들을 외국에 내보낼 정도로 결벽증을 가진 사람.
지역감정 해소하겠다고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면서 다시 도전했던 바보같은 사람.
원칙에 집착하고 주류를 떠나 약자 편에 서다 항상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로 만들었던 미련한 사람.
그런 사람이...
전과 14범 후임 대통령에게 들볶이고
ㅅㅅ에서 떡값 받아먹는 검찰에게 추궁당하고
밝혀지지도 않은 사실들로 토끼몰이하는 조중동 언론에 쫓기다가
결국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리고 살인마 전두환은 전재산의 절반을 털어서 화환을 보냈단다. 하하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은데... 왜 아닌지 논리적으로 설명하질 못하겠다.
누가 속시원히 좀 설명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만하면 잘 하셨습니다.
이제 그만 쉬세요. 다 놓고 가세요.
당신이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당신같은 대통령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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