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내용은 독거노인의 집에 연탄을 날라드리는 것이었다.

연탄 한장이 500원 가량 하는데 집안에까지 연탄을 날라다 쌓아주는데
연탄 한장당 50원이 추가된다고 한다. 그래서... 연탄 회사에서는
노인분들의 집 앞에까지만 날라다주고, 우리가 가서 집앞에 쌓인 연탄을
집 안에까지 날라다 쌓아주는 것이 봉사활동의 내용이었다.

모 나름 재밋었다. 뭔가 좀 하고 오는 것 같아서 전에 하던 봉사보다는 봉사하는듯한
느낌도 들었고...

그런데 말이지...

우리가 오늘 나른 연탄이 총 3400장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가 독거노인 분들께 가져다드린 가치를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3400 * 50 = 17만원이다. 에게..??

오늘 봉사활동에 동원된 인원이 대충 100 여명 정도 된다. (출석부를 보니 120여명이던데... 대충 100명 잡고)
참석인원 중 일당을 평균 10만원잡고 (아마 10만원은 훨씬 넘겠지만.. 대충 10만원 잡자)
100여명이 반나절 봉사했으니 우리 회사에서 봉사활동에 투입한 인건비는 총 5만원 * 100명 = 500만원 이 된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노인분들께 17만원어치의 봉사를 해드리기 위해 회사에서는 500만원을 투입했다는 소리다.
이런 비효율이 어디 있나. 만약 우리 회사에서 누가 5000만원 투자하여 사업했다가 170만원 건졌다고 하면 그사람 고과는 안봐도 비디오일 거다.

만약 회사에서 500 만원의 10%인 50만원만 현금으로 투입하여 일당 10만원짜리 일용직 인부 5명만 고용했으면 오늘 연탄나르는 일 정도면 금방 끝났을 거다. 게다가 그렇게 했으면 일감을 받은 인부 5명도 한 며칠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을 거다. 우리 회사 입장에서도 500만원 투입할 걸 50만원으로 때웠으니 좋고... 노인분들도 연탄 날라주니 좋고...

이게 무슨 뜻인가...?? 결국 이 모든 것이 전시용이란 얘기다.
ㅅㅅ 정도 되는 회사에서 50만원 기부했다고 하면 다들 웃겠지... 하지만 우르르 몰려가서 연탄을 날라준다면...
뽀다구도 나고 사진찍기도 좋다. 단지 이것 뿐이다.
(설마 회사에서 우리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일을 하진 않았을 거고...)

봉사활동의 가치가 그렇게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거라구???
내가 500만원을 사회단체에 "기부"했다고 하자. 이중에서 17만원 만이 실제로 불우이웃에게 전해졌다고 하면... 이 상황에 대해서도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까??

이 모든 넌센스는 결국 봉사활동을 업무시간 중에 한다는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거다.
"자원" 봉사라면 당연히 개인적인 시간을 활용해서 원하는 사람만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상식적인 말이다.
글쎄... 업무시간 외에 자원봉사를 하자고 한다면.. 물론 참석할 사람들이 많진 않겠지만...
그래도 하겠다는 사람이 없진 않을 것 같은데??


Posted by kua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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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수민 2008.11.09 0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훌륭하세요 ^^
    지금까지 남을 돌볼줄 몰랐던 저의 태도들이 새삼 부끄러워지네요..
    저도 사회인이 되면 님과 같이 남을 위한 삶을 살겠습니다.
    님의 글을 보고 '아직도 사회는 따뜻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앞으로도 따뜻한 활동 많이 부탁드릴게요
    저도 꼭 작은일이라도 남을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많은 것 배우고 갑니다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