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는 미술가이다. 예전에는 디자이너였고,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데뷔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나는 소스코드 한줄 손댈 때도 항상 백업 백업... 약간 이상하면 리스토어... 항상 되돌아갈 길을 만들어놓고 시작한다.
반면에, 아내는 며칠이 걸려서 다 그려놓은 그림도 마음에 안들면 찢어버리고 다시 시작한다. 말하자면 되돌아갈 배는 태워버리는 것이다.
엔지니어인 내 입장에서 아내가 작업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굳이 그려놓은 그림을 찢어서 없앨 필요는 없지 않아? 새로 그린 그림이 이것보다 못하면 이거라도 써야되지 않겠어?"

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ㅡ.ㅡ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용 없어!!
이렇게 얘기하면서 그림을 찢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예전에 실패작을 망치로 깨트리던 고려청자 장인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하다.
물론 개발자가 아내처럼 일했다가는... 한달을 못버티고 회사에서 짤리고 말 것이다. 그냥.. 내가 만드는 프로그램도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 이유는
토끼는 경쟁자들과 경주를 했지만
거북이는
자신과의 경주를 했기 때문이다.

    (한겨레 일러스트 스쿨 조선경 선생 수업 중에서...)


Posted by kua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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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